제주칼호텔 폐업, 48년 만에 역사 속으로...
정말 오랜 세월 제주의 최고층 랜드마크로서 명성을 누렸던
제주 칼(KAL) 호텔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고 한다.ㅠㅠ
제주시는 운영자인 주식회사 칼호텔네트워크가 접수한 제주칼호텔
관광숙박업(관광호텔업) 폐업 신고 건을 4/21일 자로 수리 완료했다.
이로써 제주칼호텔은 오는 30일 개업한 지 48년 만에 문을 닫게 됐고
제주칼호텔서 근무하던 직원 70여 명은
서귀포칼호텔로 근무지를 옮겨졌다고 한다.
제주칼호텔은 1974년 2월 18일 제주도심의 첫 특1급 호텔이었다.
이전까지만 해도 30실 규모 제주관광호텔(현 하니크라운호텔)이
제주 최초 민영 호텔이었지만, 제주칼호텔이 들어서며 판도가 바뀌었다.
제주칼호텔은 지하 2층, 지상 18층, 320객실 규모
건물 높이가 67m이고, 해발 높이는 123.5m 였다.
당시 한강 이남에 만들어진 최대 규모의 호텔이라는 명성을 얻었는데,
제주칼호텔이 제주 지역사회에 미친 충격은 엄청났었으며,
당시 4∼5층 건물도 흔치 않았는데 18층 높이의 호텔 건물이 완공되자
지역사회의 반응은 경외감이라기보단 냉담함에 가까웠다.
즉, 제주도 관광개발의 랜드마크로 받아들인 것이 아니라
한라산 조망을 방해하는 일종의 천덕꾸러기로 받아들인
제주도민들이 적지 않았다는 얘기들도 많았다고 한다.
제주칼호텔이 완공될 당시,
제주 건물 높이에 대한 법적 규제가 없었는데,
한라산 조망을 방해한다는 여론이 심해지자 부랴부랴
건물 허용 고도를 제주칼호텔 높이에 맞추는 웃픈 해프닝도 벌어졌었다.
이미 지어진 제주칼호텔은 어쩔 수 없지만,
제주도는 건물 높이를 제주시 55m, 서귀포시 40m로 제한하는
지역별 건축물 고도 제한 규정을 마련했다.
이 시기를 전후해서 우리나라 대표 신혼여행지로 떠오른 제주는
꾸준히 관광객들의 방문자 수는 늘어났으며,
아시안게임, 올림픽 등 굵직굵직한 국제행사가 연이어 우리나라에서
개최되는 등 각종 호재에 힘입어 도내 관광호텔 건립 붐도 생겼었다.
1980년대 제주그랜드호텔, 하얏트리젠시제주, 크라운프라자호텔 등
200실 이상 대규모 특1급 호텔이 건립되었고,
또한, 1990년대 이르러서는 제주신라호텔과 파라다이스호텔제주 등이
개관, 2000년에 롯데호텔제주, 2003년에는 라마다플라자호텔이
개관하기에 이르렀다.
이어 제주국제자유도시와 제주특별자치도가 출범하면서
본격적인 초고층 호텔 경쟁에 불이 붙었었다.
지역경제 활성화 목적으로 항공법 시행규칙이 개정되는 등
도내 건축물 고도 제한이 풀렸기 때문.
이후 2014년 2월 제주시 연동 높이 89.95m, 지하 4층, 지상 22층 규모
롯데시티호텔 제주가 건립. 제주 최고층 빌딩으로 등극했는데,
2020년 12월 18일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가
제주 최고 높이, 최대 규모 건물 타이틀을 얻고 공식 개장 운영 중이다.
이처럼 제주칼호텔 건립 이후 제주의 랜드마크뿐만 아니라,
법적인 규제나 제주 관광에 대한 붐 또한 일으켰다고 본다.
나도 어렸을 적 멀리서 보기만 해도 웅장함을 느꼈고,
내가 커서 가족들을 데리고 뷔페도 먹었던 기억이 있는 곳인데
이제는 없어진다고 하니 먼가 아쉬운 마음이 든다.
그만큼 세월이 많이 지났다는 얘기이기도 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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