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성인 100명이 밀면 18톤 힘, 희생자들 장기 파열 많았다
10월 29일 발생한 이태원 핼러윈 참사는
압사 사고 상황에서 가장 많은 사망 원인은
‘흉부 압박으로 인한 질식사’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인파에 깔린 사람의 가슴에
강한 압박이 가해지면서 의식이 있음에도
숨을 들이마시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다.
심정지가 되면 온몸에 피가 안 돌고
뇌혈관에도 혈액 공급이 안 되는 상태가 된다.
이번 참사에서 복강 내 혈액이 고이는
‘혈복강’으로 사망한 사례가 상당수인 이유다.
복부 압박이 심해져 내부 장기가 파열되고,
이로 과다 출혈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
의료계는 압사사고 골든타임을 4분으로 잡고 있다.
65kg의 성인 100명이 한꺼번에 밀 때
가해지는 힘이 18t에 이른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일부 피해자의 경우 장기 출혈까지 발생해
인명 피해가 더 커졌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대규모 압사 상황이 발생하면
깔린 사람은 빠져나오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
사람이 운집해 압사 사고의 위험이 있는 곳에는
애초에 가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인파가 붐비는 곳에서 압사사고를 예방하는 법은
두 팔로 팔짱을 껴 가슴이 부풀어 오를 공간을
최대한 마련하는 방법이지만,
소방·응급 전문가들은 “이태원 참사에서는
무용지물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소방방재학과 교수에 따르면
대부분 압사 사고는 순식간에 발생하지 않는다.
발생 전에 ‘전조 증상’이 나타난다.
1㎡(약 0.3평) 5명 들어갈 정도로 인파가 몰리면
그 안에 있는 사람은 몸에 압박을 느끼기 시작한다.
몸도 의지와 무관하게 ‘휩쓸리듯’ 움직이기 시작한다.
여기서 사람이 늘어 1㎡ 당 10명에 이르면
몸에 압박이 가해지면 ‘비명을 지를 정도’로 강해진다.
12명 수준이 되면 실신하는 사람이 발생한다.
특히 경사진 곳에서는 이런 위험이 더 커진다.
박 교수는 “몸이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휩쓸리듯 이동하기 시작한다면
당장 인파 속에서 빠져나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태원 참사 생존자들은
수도권 59개 병원으로 분산 이송됐다.
중환자가 적지 않아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한꺼번에 많은 환자가 몰리면서
수술이 지체된 사례가 발생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응급 환자들의 상황이 더 안 좋아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사고 현장을 빠져나왔더라도
몸에 이상이 느껴지면 병원을 찾을 것을 권고했다.
연세대 응급의학과 교수는
“처음에는 통증이 없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두통, 부종 등이 뒤늦게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며
“복부 등 아픈 부위의 검진을 받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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